상냥한 주신(酒神)
에게 해와 지중해 사이에 있는 크레타 섬에 미노스라는 왕이 있었다.
미노스는 일찍이 형제들을 물리치고 자신이 왕이 되기 위해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계약을 맺었다. 사람들에게 자신이 신의 간택을 받은 자로 보이게 하기 위해, 신이 자신에게 황소 한 마리를 보낼 것이며, 자신은 그 소를 산 제물로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미노스의 기도가 전해져, 바다에서 파도를 가르고 훌륭한 황소 한 마리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미노스를 매우 칭찬했고, 미노스는 떳떳하게 크레타섬의 왕에 즉위하게 되었다.
그러나 미노스는 왕에 즉위한 뒤, 포세이돈이 보내준 황소가 너무나 훌륭했기 때문에 산 제물로 삼는 것을 아깝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다른 소를 대신 바치고, 그 황소를 자신의 소유물로 만들었다.
약속을 어긴 미노스에게 화가 난 포세이돈은 미노스의 아내 파시파에가 그 황소에게 도리에 어긋나는 연정을 품도록 저주를 걸었다. 파시파에는 날마다 황소를 사모하는 마음에 번민을 거듭하다가 끝내 아테네에서 온 장인(匠人) 다이달로스의 지혜를 빌려 무모한 연정을 성취시키고 말았다.
이 저주받은 관계를 통해 태어난 아들은 소의 머리와 사람의 몸을 가진 미노타우로스(미노스의 소)라는 괴물이었다.
괴물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아들을 죽일 수는 없었던 미노스는 다이달로스에게 명령하여 섬의 암반을 파내 미궁을 만들게 하고, 그 속에 미노타우로스를 가두어놓았다. 그러고는 당시 크레타 섬의 지배하에 있던 아테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과 소녀를 매년 일곱 명씩 차출해서 미노타우로스의 먹이로 미궁에 집어넣었다.
이 극악한 행위를 중지시키기 위해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로스를 퇴치하기로 결심하고, 산 제물이 된 소년들 틈에 섞여 크레타 섬으로 향했다.
배가 크레타 섬에 도착하자 열네 명의 소년소녀들은 미노스 왕 앞에 줄지어 서게 되었다.
그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여자가 있었다.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였다. 아리아드네는 줄지어 선 소년소녀들 중에서 테세우스를 발견하고, 한눈에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 일행이 미노타우로스의 먹이로 미궁 속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감히 중지시킬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다이달로스의 지혜를 빌려, 파수병이 한눈을 파는 틈을 타 칼 한 자루와 실뭉치를 테세우스에게 몰래 건네주었다.
미궁에 들어간 테세우스는 실뭉치 끝을 입구의 문 근처에 묶어놓은 다음 그 실을 슬슬 풀어가며 한 손에는 칼을 든 채 미궁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미노타우로스는 흉포하고 무서운 괴물이었지만 테세우스는 격렬한 싸움 끝에 물리칠 수 있었다. 그리고 실을 당기며 입구까지 되돌아와 미리 약속했던 아리아드네를 만나 크레타 섬을 탈출했다.
그러나 테세우스는 도중에 들른 낙소스 섬에서 전쟁의 여신 아테나로부터 "아리아드네를 두고 바로 섬을 떠나라"는 신탁을 받게 되자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남겨두고 아테네로 돌아가버렸다.
사랑하는 테세우스에게 버림받은 아리아드네는 눈물을 흘리며 바다에 투신하려고 했다. 그러자 그때 갑자기 낙소스 섬을 지배하고 있던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나타났다. 디오니소스는 아리아드네를 위로하고, 나중에는 아리아드네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디오니소스는 아리아드네에게 아내의 증표로서, 일곱 가지 보석을 박아넣은 아름다운 왕관을 선물했다. 아리아드네는 그후 디오니소스의 아내로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아리아드네가 죽은 다음 디오니소스는 아내에게 선물했던 왕관으로 하늘을 장식했는데, 이것이 바로 북쪽왕관자리가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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